자폐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 ASD)는 인간의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신경발달장애로, 사회적 의사소통의 결핍과 제한적·반복적인 행동을 주요 특징으로 합니다. '스펙트럼'이라는 용어에서 알 수 있듯, 증상의 범위와 정도는 매우 다양하여 경증에서 중증까지 폭넓게 나타납니다. 지능, 언어 능력, 감각 민감도, 행동 특성 등은 개인마다 다르며, 일부는 자립적인 생활이 가능하지만, 일부는 전반적인 생활에 지속적인 도움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최근 몇 년간 진단 기준이 확대되면서 자폐로 진단받는 아동의 수가 증가하는 추세이며, 조기 발견과 중재가 그만큼 중요해졌습니다.
발병 원인과 발생 요인
자폐의 단일 원인은 현재까지 알려져 있지 않으며,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유전적 요인의 경우,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동의 가족 중에도 유사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특정 유전자 이상이 자폐와 연관되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세로토닌 대사 이상이나 신경세포 간의 연결 문제 등이 뇌 기능 이상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환경적 요인으로는 임신 중 감염, 산모의 약물 복용, 저체중 출산, 조산, 출산 시 산소 부족, 환경오염 물질 노출 등이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특히 조산이나 임신 중 고열, 영양 불균형 등이 신경 발달에 영향을 주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뇌의 전두엽, 소뇌, 측두엽 등의 구조적 또는 기능적 이상이 자폐 발현과 관련될 수 있습니다.
주요 증상 및 조기 진단 신호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생후 12개월~24개월 사이부터 관찰 가능한 조기 징후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사회적 상호작용의 결핍입니다. 또래와의 눈 맞춤을 회피하거나, 이름을 불러도 반응하지 않고, 타인의 감정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째, 언어 지연 또는 언어 사용의 비정상적인 양상입니다. 말을 늦게 배우거나, 말을 반복하거나, 상황에 맞지 않는 단어 사용 등이 포함됩니다. 셋째, 반복적이고 제한적인 행동입니다. 특정 장난감을 한 방식으로만 가지고 놀거나, 일상에 매우 강한 집착을 보이는 경우입니다.
감각에 대한 과민 반응 또는 둔감 반응도 주요 증상입니다. 예를 들어, 평범한 소리에도 귀를 막고 괴로워하거나, 통증에 둔감하여 위험한 상황에도 반응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은 정도의 차이를 보이며, 일부는 매우 경미하여 주의 깊게 관찰하지 않으면 놓칠 수 있습니다.
진단 및 조기 개입의 중요성
정확한 진단은 임상적 관찰과 부모의 보고, 행동 평가 도구 등을 통해 이루어지며, DSM-5 기준에 따라 판단합니다. 특히 언어, 사회성, 인지 발달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며, 다른 발달장애와의 감별도 필요합니다.
조기 개입은 자폐 아동의 발달 경로에 큰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3세 이전에 발견되어 개입된 경우, 언어 능력과 사회성이 현저히 향상된다는 연구들이 많습니다. 초기에는 가정 내 부모의 지도가 가장 중요하며, 이후 전문가와 연계한 치료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치료와 중재 방법
자폐는 완치보다는 평생 관리가 필요한 상태로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증상 완화와 기능 향상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대표적인 치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 언어치료: 언어 표현 및 이해 능력을 높이기 위한 치료로, 발달 지연 아동에게 가장 기본이 됩니다.
- 감각통합치료: 자폐 아동의 감각 과민/둔감 문제를 조절하고 일상생활 적응을 돕습니다.
- 인지행동치료: 불안, 분노 등 감정 조절이 어려운 아동에게 적용하며, 부정적인 행동을 긍정적으로 유도합니다.
- 사회성 훈련: 또래 관계 형성과 규칙 이해를 도와 사회적 기능을 향상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 약물치료: 자폐 증상 그 자체보다는 과도한 불안, 자해, 공격성 등 문제행동을 조절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예후와 사회적 지원
자폐는 일반적으로 평생 지속되지만, 조기 개입과 지속적인 치료를 통해 상당한 기능 향상이 가능합니다. 특히 지능 지수가 70 이상이고, 5세 이전에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경우에는 학교 생활과 직업 생활로의 통합도 가능합니다. 국내에는 보건복지콜센터(129), 발달장애인지원센터, 자폐지원센터 등 다양한 지원기관이 있으며, 부모 상담, 가족교육, 재활치료비 지원 등 다방면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자폐 아동과 그 가족에게는 무엇보다 사회의 이해와 포용,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 사회 전체가 차이를 인정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